청담수필 동호회 10호 동인지 발간 전시회 안내

천주교 서울대교구 청담동 성당
청담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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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수필 동호회 10호 동인지 발간 전시회 안내

2025.11.02

문장 위에 피어난 기도

청담수필 동인지 10호를 펴내며

 

우리는 평범한 하루 속에서 문장이 될 순간을 찾아냅니다. 눈에 띄지 않는 장면에도 마음이 머물고, 조용한 울림 속에서 한 줄의 문장이 피어납니다. 사소한 조각 하나도 글이 되고, 작디작은 상처조차 문장이 되어 빛나는 기도로 피어납니다. 그렇게 피어난 문장들을 모아 열 번째 청담수필동인지를 꿰맵니다.

201311월 몇 사람이 모여 조심스레 첫 책갈피를 넘겼습니다. 당시엔 수필반이라는 이름이었지요. 그 후 2015, ‘청담수필동호회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으며 본격적인 여정을 시작했고, 이제는 그 길 위에 동인지 10라는 깊은 발자취 하나를 또렷이 남기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삶을 사랑하고, 때로는 아파하는 사람들입니다. 세상이 놓치는 틈을 살피고, 빛과 그늘 사이의 간격을 느끼고, 고요히 기도하듯 문장을 짓는 사람들입니다. 매년 그 해의 시간을 통째로 안고 있는 작은 성찰의 기록이며, 신앙과 문학이 서로를 품어 안은 따뜻한 기도문입니다.

특히 이번에는, 그 어느 때보다도 깊은 울림을 품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 쌓인 문우들의 이야기가, 결 하나하나 빽빽하게 엮여 삶의 결핍을 어루만져 고요한 빛으로 번져갑니다. 이 빛들이 어디선가, 누구에게든 잠시 멈추어 숨을 고르게 하고, 자신의 삶을 사랑스럽게 바라보게 한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우리의 목적은 다한 셈일 것입니다.

지난 시간 동안 여섯 분의 문우가 등단이라는 기쁨을 안았고, 그 기쁨은 공동체 모두의 자랑이자 격려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삶을 꿰매고, 그 조각조각의 진실을 말로 엮어내는 아름다운 증언자가 되어왔습니다.

우리 모임은 서로의 눈빛에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자리이며, 삶을 놓치지 않으려는 이들의 손끝에서 만들어지는 작고 단단한 문학의 집입니다. 우리의 글이 어느 저녁 누군가의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낡은 상처를 달래는 한 문장이 되기를, 다음 세대가 펼쳐볼 책갈피 속에서 여전히 살아 숨쉬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이 길을 걸어가려 합니다. 무엇이 문학이고, 글쓰기인가를 묻기보다는 오늘 내가 살아낸 삶을 어제보다 더 깊이 사색하며, 내일 한 줄의 글로 길어 올리고자 합니다. 끝으로, 오랜 시간 묵묵히 이 길을 함께 걸어주신 문우 여러분, 늘 기도와 격려로 동반해주신 신부님, 우리의 길잡이 오정순 선생님, 소소리 우희정 선생님,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응원해주신 모든 분께 진심 어린 감사를 전합니다.

 

20259

청담수필동호회회장 박현주 소화데레사



11월7일~13일 로사리오 카페에서 청담수맆 동호회 전시 있습니다. 많은 관심과 격려 부탁드립니다.